전시회의 하이라이트
만국진량: 아시아를 잇는 다리
류큐 왕국은 지금의 오키나와현에서 아마미군도에 걸쳐 존재했던 옛 국가이다. 규슈의 남쪽에서부터 대만을 향해 활 모양으로 늘어서 있는 섬들이 11∼12세기에 하나의 문화권을 형성한 뒤 15세기에 오키나와섬(오키나와 본도)을 중심으로 정치적인 통합을 이루면서 탄생한 것이 류큐 왕국이다.
아시아의 바다를 무대로 활발한 교류가 이루어졌던 시대에, 류큐 왕국은 중국과 일본, 한반도와 동남아시아 등 각지를 잇는 중계 무역의 거점으로서 크게 번영했다. 류큐 왕국과 항구 도시 나하의 활기찬 모습을 전하는 기록, 국제성이 풍부한 교역 물품들을 통해 아시아의 가교 역할을 한 류큐 왕국의 번영을 엿볼 수 있다.
중요문화재 동종 구 슈리성 정전 종(만국진량의 종)
후지와라노 구니요시 작 제1쇼씨시대 1458년
왕권의 긍지: 외교와 문화
오키나와섬에서 ‘삼산(三山)’이라고 불리는 세 정치 세력의 통일을 이룩했던 제1쇼씨(第一尙氏) 가문을 대신하여 1470년부터 약 400년에 걸쳐 류큐 왕국을 통치한 가문이 제2쇼씨(第二尙氏)이다. 제2쇼씨 왕조의 역대 국왕들은 중국의 명·청조로부터 책봉을 받아 왕권을 강화하고 섬들의 통치와 외교, 무역을 추진했다.
17세기에 류큐 왕국은 시마즈 가문의 침공과 중국의 명청 교체로 인해 큰 변화를 겪어야 했다. 그러나 이후 새로운 체제와 국제 관계가 구축되었으며 이윽고 독자적인 예술 문화가 꽃피게 되었다. 슈리성을 수놓은 왕가의 보물, 중국 황제와 일본의 쇼군·영주들이 보낸 아름다운 칠기와 염직품, 그리고 국제 교류를 통해 세련된 형태로 발전한 서화 작품은 류큐 왕국의 높은 미의식과 기술을 말해준다.
국보 황색 바탕 봉황 박쥐 보석 바다와 파도무늬 빈가타 능직 의상(류큐 국왕 쇼씨 가문 관계 자료)
제2쇼씨시대 18~19세기
전시: 2022년 5월 17일(화) ~ 2022년 5월 29일(일)
국보 금장식 보검 외장 ‘지요가네마루’(류큐 국왕 쇼씨 가문 관계 자료)
[칼몸] 무로마치시대 16세기 [외장] 제2쇼씨시대 16~17세기
전시: 2022년 5월 31일(화) ~ 2022년 6월 26일(일)
류큐열도의 선사문화
‘남도(南島)’, 즉 남쪽의 섬이라고도 불리는 류큐열도에서는 일본과 중국, 한반도, 대만, 동남아시아와도 관계가 깊은 ‘남방 문화’가 전개되었다. 특히 인근 해역에는 산호초가 풍부하여 독자적인 ‘조개 문화’가 발전하였으며, 사람들은 조개를 도끼 등 실용적인 도구로 가공하거나 목걸이, 팔찌등 아름다운 장신구로 만들어 몸에 착용하였다.
바닷길을 이용한 교류와 교역은 이윽고 류큐열도와 혼슈를 잇는 ‘조개 길’을 탄생시키게 된다. 조개를 비롯한 해산물은 선사시대부터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자원이었던 것이다. 이번 장에서는 선사시대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사용했던 도구, 그리고 교류를 통해 얻은 희소한 물품들을 소개한다.
중요문화재 조개 숟가락
패총시대 후기 6~7세기
가고시마현 아마미시 고미나토후와가네쿠유적 출토
섬사람들과 신앙
류큐 사람들은 풍요로운 자연, 그리고 동아시아의 여러 나라·지역들과의 깊은 관계 속에서 삶을 영위하며 독특한 역사 문화를 구축했다. 그중에서도 여성이 제사를 관장하는 특징은 자매가 형제를 영적으로 수호하는 ‘오나리신 신앙’과 상통하는 것이라고 여겨지고 있다. 독자적인 종교관과 더불어, 사람들의 미의식 또한 이러한 섬의 자연 및 풍토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것이다.
이번 장에서는 섬사람들의 모습, 그리고 신앙의 형태를 통해 이 땅에 뿌리내린 다양한 문화와 지역의 개성을 살펴본다.
제례 의식에서 사용하는 대형 부채
에도시대 또는 제2쇼씨시대 19세기
전시: 2022년 5월 3일(화) ~ 2022년 5월 29일(일)
미래를 향해
오키나와는 지금까지 수많은 난국을 극복하며 그 역사와문화를 미래로 전달하려는 노력을 계속해 왔다. 커다란변화의 시대였던 근대, 그리고 1972년 일본에 반환된이후의 반세기는 실로 류큐・오키나와의 정체성을 되찾기위한 세월이었다고 할 수 있다. 1992년의 슈리성 재건과 ‘류큐왕국문화유적집적・재흥사업’에 의한 류큐 왕국 시대수공예 기술의 복원은 사람들의 끈기 있는 연구 축적, 그리고공예 문화의 진실된 모습을 밝혀내려는 열의 덕분에 실현 될 수 있었던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슈리성의 부활을 중심으로 한 류큐 문화의부흥과 계승의 여정을 통해, 미래로 이어지는 류큐・오키나와의 발자취를 더듬어 본다.
모조복원 누메우스리(꿴 구슬 장식 술병)
헤이세이 30(2018)년도
[원자료] 제2쇼씨시대 16~19세기
전시: 2022년 5월 3일(화) ~ 2022년 5월 29일(일)